부제: 매거진 페이퍼

PAPER Vol. 273: PAPER 서른, 새로운 바이브

● 2025년 PAPER 창간 30주년 기념호(273호)가 발행되었습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PAPER가 발행된 지 올해로 30년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잡지를 만드는 30년의 세월 속에서 웃고 울고 감동 받기도 하며 수많은 고난과 시련의 허들을 뛰어넘었던 이야기가 우리에게 마치 밀푀유처럼 겹겹에 쌓여 있습니다. PAPER 창간 30주년 기념호를 만들면서 시간의 켜켜이 쌓인 수많은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기보다 욕심을 좀 내려놓고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가늠하는 방향으로 기념호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리하여 특집 제목은 〈PAPER 서른, 새로운 바이브〉입니다. 지나온 시간의 결실을 축복하면서도 앞으로 PAPER가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질문하는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정유희 편집장은 인터뷰에서 말합니다. “잡지는 기록이 아니라 태도예요. PAPER는 늘 질문하고, 계속 관찰하고, 끝내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죠.” 그의 30년이자, PAPER의 30년을 망라하는 인터뷰는 단순한 회고가 아니라, PAPER를 책임지는 발행인이자, 편집장, 혹은 한 명의 독자로서 PAPER가 30년 동안 살아남은 이유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인터뷰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양상과 시대의 변화를 동시에 기록한 박소령 퍼블리 창업자를 만났습니다. “멈추는 시기와 계속 일하는 이유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과 진심을 가진 한 사람”이라는 그의 말은 살면서 실패를 맞이하게 되는 많은 이들에게, 묵직한 질문이자 위로가 될 거예요.

또한 이번 호에는 PAPER의 오랜 인기 코너인 좌담을 부활시켜 PAPER 창간 30주년 기념 좌담을 PAPER 옥상에서 펼쳤습니다. PAPER에서 기자로 2년 반 일을 했고, 현재 에세이 작가로 활약 중인 김신지, PAPER 골수팬으로서 현재 팬덤 기반 콘텐츠 플랫폼 ‘스페이스오디티’ 운영하는 대표 김홍기, PAPER 열혈팬이자 PAPER에 집밥 관련 연재를 했던 밀양 청학서점 공동대표 이미라, PAPER에 특별한 여행기를 연재 중인 목수 전진우, 현재 고운 감성의 포토 에세이를 PAPER에 담아내는 세이브더칠드런 전략팀 매니저 조은애. 이렇게 다섯 명이 PAPER 편집팀과 함께 좌담을 펼치며 PAPER의 과거를 미주알고주알 추억하고 현재를 선명하게 진단해 보며, 미래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가늠해 봤습니다.
 
특별히 PAPER와 이모저모 인연을 맺어온 12인의 연애편지도 함께 담았습니다. 디자이너, 배우, 그림작가, 일러스트레이터, 브랜드 홍보전문가, 그림 그리는 농부, 북디자이너, 독립서점 대표 작가 등, PAPER를 읽고, 만드는 일에 가담하며, 애정으로 지켜본 사람들이 남긴 문장들은 PAPER라는 존재에 대한 애틋한 관계의 기록입니다.

<내 기억 속의 PAPER> 코너는 PAPER를 처음 창조해 이 세상에 내놓은 ‘백발두령’ 김원 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연서입니다. ‘무지개 너머의 세상을 향해 헤엄쳐 다닌 그 황홀했던 날들’을 네 가지 중요한 에피소드를 통해 기념합니다.

미니 인터뷰까지 합쳐 인터뷰이 1,000여 명, 총 인터뷰 시간 2052시간. PAPER의 30년을 통과한 인터뷰 1,000여 개 중, 전유성, 이승환, 홍진경, 양희은, 차승원, 최민식, 김연수, 한받, 김점선, 노희경, 최재천, 이영자, 유시민, 최진실 등, 어렵사리 30개의 인터뷰를 골라 시절이 바뀌어도 마음에 진동을 일으킬 문장을 채집해 독자들께 진상합니다.

성수동 모처에 용하다는 타로와 주역을 봐주는 집으로 김하영 에디터가 출동해서PAPER의 탄생일인 1995년 11월 11일을 건넨 후, PAPER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봤습니다. PAPER의 고요 속의 불꽃 같은 시작과 함께, 태양이 가장 빛나는 자리를 관통해 마침내 운명의 수레바퀴는 PAPER의 미래를 어떻게 굴려 나가게 될까요?

한편 PAPER가 30년 동안 축적해온 문화에 관한 감각을 뾰족하게 세워 편집팀 일당들이 ‘PAPER가 사랑한 30개의 취향 아카이브’를 정리했습니다. 책, 영화, 브랜드, 음악, 공간, 예술가 등 PAPER다운 것들만 골라 만든 이 리스트는 하나의 큐레이션이자, 삶의 미세한 결을 바꾸는 작은 힌트가 될지도 모릅니다.

김건태, 김하영 두 에디터가 옛날 PAPER 수백 권을 들추며 오마주하고 싶었던 기사 두 개도 주목해 주세요. 옛 기사의 스타일을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흥미진진합니다.

<PAPER가 있는 풍경>에서는 30여 년간 PAPER를 애정 했던 독자와 벗님들이 PAPER와 함께 했던 풍경들을 사진과 메시지로 담아 보내준 코너입니다. 풍경 중에는 PAPER 멤버들이 좋아하는 곡을 선별해 만든 컴필레이션 음반도 있네요. 보내주신 애틋하고 감동적인 풍경 속에서 잠시 코끝이 찡해져 추억에 젖었습니다.

30년간 PAPER가 기획한 특집 주제와 함께 PAPER에 담긴 인터뷰이들이 누구인지 낱낱이 살펴볼 수 있는 <PAPER 인터뷰이 인명사전>도 잘 살펴보세요. 독자님들은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특집 제목들을 보며, 또한 ‘이런 사람도 인터뷰했었네’ 하며 감탄사가 굴러떨어질 것입니다.

이번 <필사의 시간>은 특별히 십수 년 동안 많은 독자에게 고운 감성의 문장으로 위로와 감동을 건넸던 황경신 전 편집장의 ‘영혼시’ 중에서 마음을 두드리는 빼어난 문장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30년 동안 PAPER는 단 한 번도 빠르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천천히, 오래, 꾸준히, PAPER는 그렇게 존재해 왔습니다. 그 긴 시간의 리듬과 감각을 담아낸 이번 호는 과거의 결산이 아니라, 다음 시대를 향한 선명한 선언입니다.

오늘도 여전히 PAPER가 필요한 시간입니다.
갓 발행된 창간 30주년 기념호 PAPER(273호)를 여러분, 뜨겁게 껴안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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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PER 273호 목차>

Open Note

010 불길하면서도 설레는 예감? — 정유희
011 필름 포레스트 에세이 — 조은애

Special Paper

016 인터뷰: 다른 무엇도 아닌 PAPER, 다른 누구도 아닌 정유희
PAPER 편집장 정유희 — 김하영

030 인터뷰: 멈춘 자리에서 다시, 실패를 통과하다
퍼블리 창업자 박소령 — 김건태

044 좌담: 과거를 지나, 현재를 딛고, 미래에 닿는 법
김건태, 김신지, 김하영, 김홍기, 이미라, 전진우, 정유희, 조은애

058 서른 살 PAPER에 대해 이야기하다!
박준면, 공민선, 김중석, 마키토이, 이윤아, 잔잔, 정지현, 장일호, 최강희, 한화숙, 곽명주, 하덕현

070 내 기억 속의 PAPER — 김원

074 30년, 시간을 건너온 30개의 목소리 — 김건태, 김하영

092 종이의 운명을 점치다 — 김하영

098 PAPER가 애정하는 30개의 취향
김건태, 김하영, 조현, 정유희

114 다시 쓰는 PAPER: 세상의 끝, 에디터 — 김건태

128 다시 쓰는 PAPER: 엄마와 놀이동산에 — 김하영

142 PAPER가 있는 풍경: 나의 시간과 함께 자라 온 잡지
김상아, 김영미, 김은진, 김지선, 동이네, 마토, 백종원, 윤순희, 정순영, 조석호, 김자현, 허은진

150 PAPER 인터뷰이 인명사전

Running Paper

158 필사의 시간
황경신의 문장 모음 필사 페이지

164 페이퍼 크루 스토리
정유희, 김건태, 김하영, 조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