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박싱 라이프 (청년 유품정리사들의 이야기)

저자 : 황상문, 이정은
출판사 : 샵북

▪ 분  야 : 에세이
▪ 페이지 :  214 P
▪ 판  형 : 128 *188
▪ 가  격 :  17,000 원
▪ 발행일 : 2025 년 11  월  1  일
▪ ISBN  : 979-11-94421-15-3
▪ 키워드 : 유품정리사, 청년스타트업, 에세이,             고독사, 쓰리게집, 특수청소

책 소개
사실 우리의 업무 영역은 어디서 어디까지라고 단정할 수 없을 정도로 넓고 다양하다. 부모님의 집을 정리해달라는 의뢰가 많고, 오래된 가게의 폐업 현장, 불길이 휩쓸고 간 집, 오랜 세월 방치된 빈집처럼 일반 청소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특수청소까지 다양한 상황을 마주한다. 어떤 날은 무거운 짐을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기도 하는데, 그럴 때면 ‘해결사’에 더 가까운 역할을 하게 된다. 
결국 단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직업이지만, 이 책에서는 가장 익숙한 이름인 ‘유품정리사’로 이야기를 풀어가려 한다.

이 경험들을 기록하고자 한 이유는 우리 사회의 빠른 변화를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10가구 중 3가구가 1인 가구이고, 그 수는 이미 800만을 넘어섰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고립과 은둔을 불러오고, 사회적 단절의 그림자는 점점 짙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고독사 예방 정책을 내놓고, 우리 회사도 ‘주거환경 개선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늘어나고 있다. 청년의 극단적 선택 현장, 노인의 고독사 현장은 뉴스 속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직접 마주하는 생생한 현실이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유쾌하지 않다. 그러나 쓰레기를 치우고 먼지를 걷어낸 끝에 텅 빈 공간과 마주할 때마다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유품정리는 단순히 흔적을 지우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삶을 간접적으로 마주하며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나 자신을 존중하는 법과 주변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을 일깨워준다. 결국 그것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얻은 이 서툰 배움이, 같은 고민이나 외로움 속에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저자 소개
황상문
안동대학교 민속학과/무역학과(복수 전공)
주재원 파견 및 주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 근무(2014~2018)
㈜천국박스(2022~), 엔딩즈(2024~) 대표
남겨진 공간과 물건을 정리하며 삶의 마지막을 마주하는 유품정리사.
인도네시아 한국문화원에서 근무하다 고향집을 정리한 일을 계기로 유품정리사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전국의 고독사와 쓰레기집 등 400여 건의 현장을 누볐다. ‘존엄한 마무리’라는 철학 아래 팀을 꾸려 공간을 재생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기록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이정은
안동대학교 민속학과 학사, 고려대학교 문화유산학 협동과정 석사. 
대학 선배 황상문의 제안으로 천국박스에 합류했다. 유품정리 속에서 사람과 물건, 공간의 관계를 다시 짚어내고, 그 의미를 새롭게 재생산하는 일을 하고 있다.

목차

프롤로그- 나는 유품정리사다

1장 유품정리사가 된 청년들
나의 쓰레기집 
공대남, 유품정리사가 되다 
봉부장의 금장구두 
의무기록사의 공황장애 
버려질뻔한 이야기

2장 우리가 만난 사람들
할머니가 가져가신 물건 
1년에 한 번만 청소하는 여자 
예상치 못한 상주
40년만의 퇴근
어르신 운전 중
낯선 이별, 땀 비엣(Tạm biệt) 

3장 떠난 이가 남기고 간 것
망자의 옷 
물건과 대화하는 남자 
된장, 고추장, 간장 그리고 ‘끝장’  
주행거리 64km 
맥주병의 바다 

4장 우리가 마주한 장면들
삼가조의 
“당신들 자리 없어요”
잔인한 호기심
아홉 번의 시도 
“이 정도면 뭐, 별거 아니죠?”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일 
불길 속에서 우리가 지켜낸 것들 

에필로그 -우리는 무엇을 남기고 떠날까

책 서문
이 책은 지난 5년간 내가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유품정리사가 되기로 한 순간부터, 수많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과 정리한 공간에 대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 아니라, 이름 없는 누군가의 11권의 일기장, 돌아가신 뒤에야 발견된 수의, 그리고 수 백개의 빈 맥주병일지도 모른다.
(중략)
유품정리는 단순히 흔적을 지우는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삶을 간접적으로 마주하며 내 삶을 돌아보게하고, 나 자신을 존중하는 법과 주변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을 일깨워준다. 결국 그것은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지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 내가 얻은 이 서툰 배움이, 같은 고민이나 외로움 속에 있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