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오빠야 카페
저자 : 이정숙
출판사 : 광진문화사
입고처 : (주)성운도서
  
▪ 분야 : 시집        
▪ 페이지 : 200쪽
▪ 사양 : 
▪ 판형 : 140*210
▪ 가격 : 10,000원
▪ 발행일: 2021년 2월 8일
▪ ISBN 979-11-87909-37-8

작품 속으로
오빠야 까페
비가 멎어
창문을 열자
상쾌한 바람이
성급하게 밀려든다

미세먼지 가라 앉으니
이리도
바람결이 상큼할까
코끝이 신선해진다

테이블 위에
드립 커피향이
이에 곁들이니

이렇게
청량한 까페가
또
어디 있으랴

남한산 능선이 뚜렷하고
산 아래 마을들
조각처럼
조밀하다

안개가 걷히고
미세먼지가 사라지고

염려도 떠나가고
근심도 없어지니

일상의 행복이
집 안에 채워지고

감사가 스름 스름
가슴에 넘친다

오빠야 까페에서
사랑을 마신다

주의 이름
주의 이름 부르니
소망이 피어납니다

주의 이름의
그 비밀이
내 안에 생명이
되었습니다

주의 이름 때문에
내 삶이
의미로워졌습니다

주의 이름은 나의
풍요로움입니다

그래서
주의 이름을 부릅니다

그래서 주의 이름이
나의 힘이 됩니다

그러므로
주의 이름이
나의 승리가 되고

그러므로
주의 이름이
영원한 내
노래가 됩니다

팔순(80)에
바람막이인 듯
바람을 맞으며
휘청 휘청 살아왔습니다

어언 80년 세월
참 긴 긴 시간이었지만

그리 길지 않게 느끼며
분주하게 살았습니다

그 동안
사랑하는 사람들을
많이 떠나 보내었고

아름다운 사람들도
많이 만났습니다

눈물어린 이야기를 들으며
같이 울기도 했고

정겨운 이야기엔
손잡고 즐겁게 웃기도 했습니다

이정표가 분명했기에
향방을 놓친 적은 없었지만

가파른 등성이 오를 땐
숨이 많이 찼습니다

머뭇거리면 넘어질 것 같고
멈추어 서면
미끌어져내릴 것 같았습니다

시편의 말씀에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
   저희는 눈물 골짜기로 통행할 때에
   그 곳으로 많은 샘의 곳이 되게 하며
   이른 비도 은택을 입히나이다’
하신 것처럼

이른 비의 은택으로
살았습니다

은혜의 샘이
골짜기마다 솟아나서

우리는 그 샘물을 마시며
감사했습니다

지금도 그 샘물은 솟아나
우리 기력의 원천이 됩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날까지
말씀 따라 가렵니다

복음 들고 가렵니다

이 은혜의 샘물 마시며
쉬지 않고 가겠습니다

저자 소개
2018년 <한빛문학> 봄호의 신인상
시부문 수상으로 등단함.

2020년 <시와창작> 봄호의 문학상
시부문 수상함.

시집 <오빠야 카페>

서울 제일성결교회 이신복 원로목사 사모

목차

[시인의 말] : 살아 가는 동안
제1부  
오빠야 까페
그대
사랑은 그리움에
길은 멀어도
기다림
바람 부는 날
우리
너
차를 마시며
거긴?
들꽃 한 송이
지금도 어제처럼
벗님이여
당신과 나
시조 몇 토막
시조
그리움
아픔도 사랑이더라
노을
생각
재혼
떠난 친구
떠난 친구들
친구에게
제2부    
이름
복음을 싣고
떠남
사랑(1)
요한복음 1장 14절 묵상
주의 이름
가난한 마음
그 때
은혜를 입고
바라봄으로
추억
길
원천
어린 나귀
이 가을에
사랑(2)
그 분 오시다
은혜의 보좌 앞에
예루살렘으로
기도
청계산 기도원
묻고 듣고
마침내 그 때
치유
팔순(80)에
자갈돌 같은 사람들
마라나타
감사합니다
제3부    
처마 밑에서(추억)
아파트
여름과 가을 사이
벙어리처럼
창 밖을 보며
미세 먼지
봄은 오는가
누구에게
고향 동네
수수한 꿈은 잠들고
바람
눈 오는 날(버스 안에서)
왜 네가 없냐
가을
달밤(추억)
강을 따라 길을 간다
숲
밤길 걸으며
강 가를 달리며
가을비 오는 이른 아침에
인생인가봐
이팝 나무
고집쟁이에게
말
오월에
꽃마당
덧없는 것
창가에서
멀리 봐야
얻다 뒀을까
봄이 피는 마당에서
달빛
오월에 피는 꽃
못 말리듯 떠 가자
시인의 말
살아 가는 동안
천 가지를 나열하면 문장이 될까요
만 가지를 서술하면 시가 될까요

마음을 두드리는 애틋함이 없어도
마음을 만져주는 따뜻함이 없어도
마음을 떠 안아 주는 사랑이 없어도

노래가 되어 흘러나오는 시가 될 수 있을까요

고운 말 골라 쓰고 어려운 말 덮어 두고
이런 저런 느낌을 섞어
버무리고 또 버무린들

가슴을 치는 공감으로
눈물 한 바탕 쏟아 낼 수 있을까요

그러나 그런 줄 알고
뒤척이고 뒤척이며
밤 새워 써 내려 갔더니

세미한 음성 마음을 두드리며
     “거듭나지 아니하면
     하나님 나라를 볼 수 없느니라.”

글 무더기 불태우고
소명을 알고저 길 떠났더니
내 손을 잡으시고 나에게 사랑을 고백하셨다

나는 그 사랑에 빠졌고
그 사랑 때문에 통곡했다

길을 두고 메로 다니며
얼마나 헤매었던가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

보는 눈이 달라지니 풀 포기도 아름답고
세상이 아름다웠다

절망스럽지 않고
허무하지 않고
비관스럽지 않았다

죄악의 꺼풀이 벗겨지니 새로워졌다

    “이 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반 백년 넘게 소명을 따라 부지런히 다니다가
이제 모든 것 내려놓고 보니

이래도 되는가
이렇게 놀아도 되는가
마음이 부대껴

주여! 무얼 할까요
정녕 이걸로 끝인 겁니까

     “네가 잘 하는 것 있지 않냐
      그것 해라.” 하셨다

불 태우고 버렸던 육에 속한 글들은 다 떠났고

창조주 하나님의
영광스러움을 찬양하고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나를 살리신 예수님을 찬양하고

궁극적인 내 소명의 목적을 노래하는 자 되어
갈 길을 바라보며 걸어 가리라

사모하는 내 주님의 집으로
아버지의 품으로

나는 이렇게 시를 그리는 자가 되었다.